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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2

diary2. 흑백사진

흑백사진 사진은 흑백이 좋았다. 적당히 빛바랜 느낌도 오래된 듯한 착각도 막 찍어낸 것도 낡아보이는 것이 좋았던건 오래되고 낡기까지의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였을까. 기다리는 일은 쉼없이 지속되는 쳇바퀴같은 것 어린왕자도 여우도 결국 만남이라는 종점이 있기에 기다림이 즐거울 수 있었을테다. 세시간쯤이아 네시간쯤이야 좋은 이를 기다리는데 아까울리 있을까 오래됨을 낡음을 기다리는 일은 끝이 없이 늘어진 직선같은 것 직선 안에 멈출 곳이야 있을까, 누가 점이라도 찍어야 잠깐 쉬어라도 갈 걸 사진은 흑백이 좋았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래되어 보여서 마치 예전부터 가지고 온 시간 같아서

diary1.마지막기억

마지막기억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절부절하던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끝끝내 놓지 못했다. 셀 수 없이 길게 뻗은 동일한 번호가 나열되어있는 화면, 그리고 그녀는 다시 전화 걸기를 반복한다. 어느 원룸 건물의 계단에서 앉았다 일어났다의 반복. 물한잔 마시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짓던 날이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남자가 걸어나와 여자앞에 섰다. 말없이 여자의 손목을 잡고 끌어당기며 들어오라 허락하였다. 집 안에 차여진 단촐한 밥상. 된장찌개와 계란후라이 김치 그리고 김 막 지은 하얀쌀밥. 밥을 먹으며 둘은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밥을 다 먹으면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여자는 또 하염없이 울었다. 마지막 식사를 하고 인사도 없이 그들은 헤어졌다. 영원히 영원토록 그리고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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