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SMALL
흑백사진
사진은 흑백이 좋았다.
적당히 빛바랜 느낌도 오래된 듯한 착각도
막 찍어낸 것도 낡아보이는 것이 좋았던건
오래되고 낡기까지의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였을까.
기다리는 일은 쉼없이 지속되는 쳇바퀴같은 것
어린왕자도 여우도 결국 만남이라는 종점이 있기에
기다림이 즐거울 수 있었을테다. 세시간쯤이아 네시간쯤이야 좋은 이를 기다리는데 아까울리 있을까
오래됨을 낡음을 기다리는 일은 끝이 없이 늘어진 직선같은 것
직선 안에 멈출 곳이야 있을까, 누가 점이라도 찍어야 잠깐 쉬어라도 갈 걸
사진은 흑백이 좋았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래되어 보여서
마치 예전부터 가지고 온 시간 같아서
728x90
LIST
'글쓰기 > 기억 속 거짓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iary1.마지막기억 (0) | 2022.10.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