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기억 속 거짓의 이야기

diary2. 흑백사진

유리노트 2022. 10. 2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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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사진




사진은 흑백이 좋았다. 
적당히 빛바랜 느낌도 오래된 듯한 착각도
막 찍어낸 것도 낡아보이는 것이 좋았던건
오래되고 낡기까지의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였을까.

기다리는 일은 쉼없이 지속되는 쳇바퀴같은 것
어린왕자도 여우도 결국 만남이라는 종점이 있기에
기다림이 즐거울 수 있었을테다. 세시간쯤이아 네시간쯤이야 좋은 이를 기다리는데 아까울리 있을까
오래됨을 낡음을 기다리는 일은 끝이 없이 늘어진 직선같은 것
직선 안에 멈출 곳이야 있을까, 누가 점이라도 찍어야 잠깐 쉬어라도 갈 걸

사진은 흑백이 좋았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래되어 보여서
마치 예전부터 가지고 온 시간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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